한국인 사이에 들어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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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즈미야마 시가꼬 작성일14-07-14 10:32 조회22,030회 댓글0건본문
한국인 사이에 들어간다는 것
이즈미야마 시가꼬
“여보세요? 저기~ 이즈, 이즈미~야~마, 시가꼬씨?”
“네, 맞는데요?”
“저번에 ○○시에서 하는 글짓기 대회 응모 하셨죠?”
“……앗, 네~”
“동상 받으셨어요. 축하드려요.”
‘와우! 세상에 이런 일이!’ 마음속으로는 깜짝 놀랐지만 아주 당당하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은 뒤 혼자 싱글벙글하면서 컴퓨터를 열었습니다.
‘동상’…가벼운 마음으로 썼는데 결과가 좋아서 기쁘면서도 아쉽습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글을 쓰고 싶었지만 강의, 시험공부 등 여러 일로 몇 시간 사이에 해치운 것이 좀 후회스러웠습니다. 한국 분들은 몇 시간이 있으면 쓸 수 있겠지만 저는 한번 쓰면 다음 날 또 보고 고치고, 또 다음 날 보고 고치고 완성 시킵니다. 글은 완벽하다고 생각해도 읽으면 읽을 수 록 또 다른 표현이나 단어가 갑자기 떠오르고 끝이 없습니다. 그 재미를 알게 되어서 또 쓰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어공부를 하면서 일기를 쓰다가 [다문화가정 글짓기대회]에 응모하기 시작했습니다. 5년 전에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추천을 받아서 한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대상’을 받아버렸습니다. 그 때부터 여러 대회에 글을 내보내고 상을 받아왔습니다.(물론 못 받아서 아쉬워하는 적도 있지만요)
처음에는 쓰기 연습도 되고 내 상황을 정리 하는 그런 글짓기였습니다. 내가 사는 법을 글로 쓰는 것 자체가 내 마음을 더듬어 보는 느낌이 들어 아주 좋았습니다. 쓰다보며 알게 되는 단어가 생기고 또한 한국어와 일본어가 매우 닮은 것을 알게 되어서 재미있기도 하고 저에게는 아주 좋은 한국어공부입니다.
또한 글짓기 때문에 여러 경험도 해봤습니다.
어느 대학교에서 한 글짓기 대회에서는 주제가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거기서 ‘상’을 탔을 때는 KBS에서 [러브인 아시아]출연 의뢰가 왔었습니다. 그것은 거절했지만 라디오 출연은 했습니다. 전화로 출연 할 때도 있었고, 라디오방송국에 갔었을 때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시민으로서 글짓기를 했습니다. 저는 올 해 6월 4일에 투표도 했습니다. 시장도 교육감도 제가 공약을 보고 생각해서 투표를 했습니다. 그래서 다문화여성이지만 저도 한국인 사이에 있고 싶은 마음에 이번 글짓기를 했습니다. 입상자 명단에 있는 저의 긴 이름을 봤을 때 정말 저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여러 방법 중에 제가 좋아하고 조~~금 자신이 있는 것으로 한국인 사이에 들어간다는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입니다.
저는 능력이 있는 다문화 이주여성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주여성들이 이 나라 한국에서 그 능력을 발휘하고 한국사회에서 이름을 빛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 개척을 조금 나이 든(정말 조금입니다) 제가 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글짓기였습니다만 글짓기가 아니어도 되고 뭔가 대회에 이주여성이 나가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년에 또 같은 글짓기 대회가 있으면 다른 이주여성도 참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진심으로 한국을 사랑하고 걱정하고 자랑하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 아이가, 내 남편이 한국인이니까요. 그리고 누가 뭐래도 저의 제2의 고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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