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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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즈미야마 시가꼬 작성일14-05-07 11:36 조회21,981회 댓글0건본문
우울증이라도…
세종시 이즈미야마시가꼬
“어린이날 축제 취소…”
“운동회 취소…”
“당연히 수학여행 취소…”
‘그렇겠다~ 당연히 그래야지…’이런 생각을 가지면서도 마음 한 편에서는 아이들의 기대하고 있었던 즐거움이 없어졌다는 실망한 얼굴을 보고 어른으로서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세월호…기억하고 싶지 않는 이름이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그 바다 속에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얼마나 울었는지 상상도 못 할 것입니다. TV를 켜면 눈물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외면하면 제가 죄인인 것 같이 느낍니다. 적어도 그 슬픔을 나눠야 하는 책임감을 이 나라에 사는 어른으로서 해야 하는 도리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도 무심하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닐 것입니다. 자기만 아무렇지 않게 먼저 나온 선원들이 살아 있고, 미래의 재산인 학생들은 죽었다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우리 딸도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당연히 5월에 수학여행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딸은 당연히 가고 싶어 했지만 울면서 이 현실을 받아주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딸은 선생님께 소풍을 가면 어떻겠는가 건의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안 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고 반 친구들과 추억 만들기도 못 하게 되었답니다. 저는 우리 딸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선생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고등학생들은 공부가 첫 번째입니다. 그래도 꽃다운 나이에 즐거웠던 추억도 만들겠다는 것이 당연한 생각입니다. 100% 찬성입니다.
그러나 선생님 입장을 생각하면 힘드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대 안전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그냥 걸어가고 있어도 자동차가 갑자기 뛰어들어 사고 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여러 면에서 기술적으로 안전하게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비참한 사고가 많아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인간자체가 무식하니까! 인격이 낮아졌으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은, 우리 인격은 기술의 발전에 비해 성장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아쉽지만 그것이 이런 사건에 나타난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하늘을 보고 있다가 눈물이 납니다.
구조하고 있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의 찍는 바다 속은 어둡고 더럽고…하늘은 이렇게 맑고 눈부신데 그 아이들은 이제 볼 수 없는 걸까? 이 바람을 느낄 수 없는가? 마음 속에서 그런 말들이 나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이 더욱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울증이라도 걸려서 마음이 무거운 날들을 지내야 그 희생자 가족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죄인 것 같습니다.
기숙사에 있는 아이에게 문득 문자를 보냅니다.
“엄마가 왜 한국으로 왔는지 알아? 아빠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려고 왔어. ○○야~, 근데 너와 같은 나이 아이들이 죽는 것을 보면 네가 그 아이들의 몫을 생각해서 잘 살아야 된다. 이렇게 아쉽고 귀하고 보내고 싶지 않는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는 그냥 멍~하고 살면 안 돼!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돼! 알았지? 엄마도 더욱 열심히 살거야!”
“응”
꼭! 그래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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