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단풍과 같은 그녀들의 삶을 기대하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홍희종 작성일12-11-07 10:41 조회20,851회 댓글0건본문
가을 단풍과 같은 그녀들의 삶을 기대하며
홍 희 종
올해 단풍은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늘 단풍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지만
지난해는 단풍이 들자마자 나무 꼭대기부터 단풍잎이 말라 들어가고 빨리 떨어져버려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자연이 입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
빨강, 노랑, 갈색 등으로 차려입고,
맑은 가을 하늘위에 마음껏 자랑하는 빛깔이 정말 곱습니다.
비 온 후에 떨어져 있는 단풍마저도 왜 그리 아름다운지요.
저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보면서
우리의 삶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으며
누군가는 봄을 살고 있고, 누군가는 여름을 지내고 있으며,
누군가는 가을을 살고, 또 누군가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나는 어느 계절을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나의 삶이 가을이라면 저 아름다운 단풍처럼 삶에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가?’ 라는 반성을 해봅니다.
내가 만나고 있는 다문화여성들은 지금 여름을 살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여 한국에 들어온 지 1~2년 정도 되었으며,
한국어 초급2반에서 공부하고 있고, 대부분 임신하여 엄마가 될 준비를 하는 새댁들입니다.
봄에 피는 목련보다 예쁘고, 여름에 피는 장미보다 아름다우며,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보다 향기로운 정말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들입니다.
그녀들이 살고 있는 여름이라는 계절은, 지난여름처럼 무덥기도 하고, 장마와 태풍도 있으며, 유난히 길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들을 바라보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여름, 무더운 시간들을 땀 흘리며 열심히 한국어를 익힌 덕분에 이제는 한국어로만으로 의사소통이 되는 그녀들이기에,
그녀들의 삶에 무더위와 장마와 태풍이 불어도 한국어 초급과정을
훌륭하게 익힌 것처럼 잘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여름도 어느 순간에 돌아보면
선선한 가을 앞에 자리를 내주고 떠나버린 것처럼,
우리가 현재의 삶에서 각자의 몫을 하면서 살다보면
우리들의 삶도 아름답고 열매 맺는 가을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배움에 열심을 내고 있는 친구들이여!
지금처럼 있는 그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언젠가는 저 아름다운 단풍잎처럼 모든 이들의 마음에
기쁨과 찬사가 나오게 하는 삶이 되어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여성결혼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18과 할 차례입니다.
모두 149쪽을 펴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