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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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즈미야마 시가꼬 작성일13-05-13 14:29 조회21,3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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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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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이즈미야마 시가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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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너무 예쁘다~”
5월 7일 화요일에 세종시다문화센터에서 하는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인 [태안 튜울립 꽃 축제]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튜울립]이라고 쓰는 것은 태안에서 봤던 포스터를 보고 쓰는 것이라서 외국인인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저도 [튤립]이라고 알고 있는데 포스터에서는 그렇게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보통 튤립이 아니라서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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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사가 계속 나올 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튤립들이었습니다. 색깔도 다양하고 풍차나 배와 같은 여러 풍경을 볼 수 있게 코스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잉어에 밥을 주기 위해 아주 작은 다리에서 아이들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사료를 던지는 모습도 너무나도 예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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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가 제일 느꼈던 것은 이주여성들의 화려한 스마트폰 셀카 찍기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예쁘게 찍을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저는 담당선생님과 같이 구경하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재미있게 다녔습니다. 다른 이주여성들은 가족과 같이 온 분들이 많아서 시부모님도 계시고 아직 걸을 수 없는 아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사진을 잘 찍고 포즈도 잘 취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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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늙었나보다~’ 제가 갑자기 이런 생각 나오는 겁니다. 평소에 이주여성을 보면 제가 조금 더 일찍 결혼했다면 제 딸로도 볼 수 있는 나이의 여성들입니다. 
저번에도 캄보디아 여성분에게 
“시가꼬샘은 우리 엄마 닮았어요.”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그 때는
“뭐? ○○의 엄마보다 내가 더 예쁘지~”라고 농담으로 대답했지만 이번에 [태안 튜울립 꽃 축제]에서 본 이주여성들은 셀카도 잘 찍을 수 있고 꽃 속에 있어도 더 아름답고 더 젊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알게 되고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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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늙음]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번에도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학교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이 더 좋다고 혼자 갔던 것이었습니다. 일본어강의 때문에 저녁시간에 같이 있을 수가 없는 시간이 많아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 아이들과 같이 돌아다니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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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예쁜 아줌마였습니다.(제가 말한 것이 아니라 남편이 그런 거예요~) 아이들이 점점 커가면서 보기에는 당연히 늙을 수밖에 없지만 마음은 “낭랑 18세”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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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튜울립 축제]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방문하고 계셨었습니다. 꽃밭에 앉아 사진을 찍고 계시는 분도 계시고, 힘들다고 앉을 자리만 찾고 있는 분도 계셨습니다. 같은 연세라도 조금씩 다릅니다. 저도 나름대로 젊게 살려고 노력하면 할머니가 되더라도 셀카를 찍으면서 살 수 있겠죠?
저는 이렇게 산다고 어느 날 갑자기 20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확 늙을 일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항상 같은 이주여성 분들에게 [젊음]을 느끼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5월은 거정의 달이라고 하는데 저희 가족은 아마도 이번 달 다 같이 놀러가기는 커녕 가족이 다 같이 있는 시간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같이 버스 타고 오는 동안 다문화가정 분들을 보면서 부러운 정도였습니다. 헉!! 정말 제가 늙었나봅니다. 세종시에 사시는 이주여성 분들! 저에게 [젊음]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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