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봉사단의 김장담기 나눔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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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소연 작성일13-12-09 14:27 조회22,845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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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봉사단의 나눔봉사
최소연(충남홍성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누구나 힘이 들면 아무나 와서 그 따뜻한 손으로 나를 좀 일으켜 세워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누군가 내밀어주는 따뜻한 손길만으로 갑자기 없던 용기와 희망이 생겨나고 너무 어려워 도저히 버텨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암흑 같던 상황에서 밝은 한줄기 빛이 내가 가는 길을 밝혀주곤 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내 상황이 그러했다. 캄캄한 암흑에 갇혀 있는 나를 누군가 아는척 해준다면 금방이라도 그 어둠을 뚫고 나와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지나가는 어느 누구라도 붙잡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 달라고, 나 좀 일으켜 세워달라고 매달리고 싶었다. 몇 년을 가족의 무관심과 주변의 편견어린 시선 안에 갇혀 살았다. 그리고 그런 내 처참한 현실을 깨워 준건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어린이집에 가고 초등학교에 진학하며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수록 아이들은 나에게 달라지라고, 한국에 평범한 엄마가 되어달라고 무언의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점점 그 이유가 나 때문일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서 무언가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 그런 기분이 들었다. 지금 내가 갇혀 있는 이 틀을 깨고 나가지 못하면 아이들 또한 나처럼 갇히게 돼버리고 말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 무엇을 먼저 시작할까.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그래 어눌한 한국말을 벗어나자. 한국말을 기필코 배워 아이들 앞에서도 남편 앞에서도 불편한 주변 시선에서도 당당해지자 다짐을 했다. 그렇게 시작한 한국어 공부는 내 안에 있던 어떤 욕구를 일으켜 세웠고, 고등학교를 거쳐 지역의 한 대학에서 복지를 공부하게 되고 편입까지 하고 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되었다.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힘들 때마다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너무 신기했다. 끝을 모르는 낭떠러지로 한없이 떨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그저 그런 인생을 살 때는 없던 기회들이 생겼고,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지기 시작했다. 저렇게 좋은 사람들은 어디에 있다 이제 나타났을까? 과연 내가 이런 기회를 잡을만한 능력이 되는 사람인가 나조차도 조심스러울 만큼 많은 기회들이 나를 찾아 왔다. 어느새 내 자리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결혼하러 온 평범한 결혼이민자가 아닌,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닌, 한국 학생들과 당당하게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었고, 어엿한 직장을 가진 직장인이었으며,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되었다. 바쁘고 힘들었지만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너무 행복했다.
지역 내에서 내 입지가 굳어질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많은 일 중에서 내가 아주 뜻 깊게 임하고 있는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와 같은 입장에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하는 일들이다. 홍성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면서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한글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지역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다문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한 달이면 셀 수 없이 많은 행사와 수업이 이뤄지지만 지치지 않고 지쳐서도 안 된다고 나 스스로를 다잡고 참여하는 이유는 오로지 나의 작은 노력이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하나 때문이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 나를 만나고 변화해가는 모습이 좋다. 처음 만났을 때 침울한 표정이었던 그녀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져갈수록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더 뿌듯함을 느낀다. 아직 한국말에 서툰 중국 이민자들을 위해 통역을 해주고 억울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만 단지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무시 받아야 했던 그녀들을 도와 하나씩 일을 해결해 나갈 때마다 이제야 내가 갇혀있던 틀을 깨고 나와 힘들었지만 도전했던 모든 일들의 보상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어떤 금전적인,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본 적이 없다. 그저 나는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나를 보는 주위의 편견을 깨고 싶었을 뿐이었다.
요즘 내가 가장 신경 써서 참여하는 일은 바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이다. 올해 초 결혼이민자들이 모여 봉사를 실천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여러 나라에서 한국으로 온 결혼이민자들이 뜻을 함께 하고 부끄럽지만 모임의 장이 되어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거창한 활동은 아니다. 생활 속에서 필요로 하는 작은 일들을 찾아내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도움을 드리는 일이다. 내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분명 나는 나 스스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글학당에 처음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었던 남편, 고등학교를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함께 공부한 언니들, 어려운 대학공부를 함께 도와준 동기들, 어려운 대학원 공부를 이끌어주신 동기와 교수님들, 그리고 항상 나를 응원해주고 자랑스러워 해주는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배려가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고마운 분들을 생각하면 난 참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고 많은 것을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도 내가 받은 것들을 돌려줘야할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나의 다짐은 꼭 내가 받았으니 받은 만큼 돌려줘야지 하는 마음 뿐만은 아니다. 어쩌면 나의 노력으로 인해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결혼이민자를 바라보는 편견을 조금은 깨부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다.
최근에 우리는 홍성읍 내법리소재 사회복지법인 유일원 정신요양원에서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금번 봉사활동을 실시한 사회복지법인 유일원(원장 김영조)은 지난 1966년 설립된 에덴정신요양원을 시작으로 체계적인 생활 및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사회복귀시설 라온의 집, 지역의 중중장애인에게 전문적인 보살핌과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증장애인요양시설 한누리,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희망의 나눔 서해푸드뱅크 푸드마켓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해오는 정신장애인의 체계적인 정신치료을 위한 전문정신의료 기관인 홍성한국병원이 2010년 7월 설립되어 운영중으로, 현재 200여명의 환자를 수용, 재활치료중인 정신요양 사회복지시설이다.
금번 실시한 봉사활동은 유일원 사회복지시설 환자와 직원이 1년간 먹을 배추 3,000포기 김장담그기 행사로 머나먼 타국에서 한국으로 결혼하여 이주해 온 여성들로 구성된 경찰서 소속 외국인치안봉사단원으로서 대다수는 김장담그기 경험도 없지만 뜻깊은 행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뜻을 같이하여 실시하게 되었다.
김익중 경찰서장은 “한국사회에 적응하여 가족들과 생활하기도 바쁜 와중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뜻깊은 행사에 적극 동참하여 알차게 봉사활동을 펼친 봉사단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치안거버넌스 구축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치안봉사단의 활약을 기대한다”며 단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도 다양하고 의미있는 봉사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을 밝혔다.
한편, 금번 봉사활동을 추진한 홍성 하모니봉사단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정신중증환자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사회복지시설 김장담그기 행사에 단원들의 조그만한 정성을 보태고자 눈내린 추운 날씨속에도 적극 동참하여 알차게 봉사활동을 펼친 단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일회성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의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다짐하고 다문화인식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홍성 하모니봉사단원들 1년동안 고생많으셨고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는것을 이 자리 빌려서 전하고 싶어요. 2013년 마무리 잘하시고 2014년에 더 멋진 봉사활동을 같이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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