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아줌마의 일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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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즈미야마 시가꼬 작성일14-02-17 10:03 조회26,335회 댓글0건본문
일본 아줌마의 일본 여행
세종시 이즈미야마 시가꼬
“아~, 심심해~”
1월, 2월은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여러 기관은 예산문제로 일본어강의가 없어지는 시기입니다. 바쁠 때는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되고, 머릿속에 잔뜩 있었는데 막상 일이 없으면 정말 심심합니다. 평소 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주일도 그 시간을 즐길 줄 모르는 제 자신이 웃겼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재미있게 놀고 부러울 뿐입니다.
5년 동안 못 갔던 친정에 갈까 싶어 비행기 값을 알아봤더니 너무 비싸고 기숙사에 있는 딸은 며칠 밖에 있을 수가 없다고 하고, 아들은 친구랑 매일 놀고 싶다고 하고… 아쉽지만 안 가기로 했습니다. 언제 갈 수 있는지 한숨만 나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고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여보~~”
“왜?”
“당신은 휴가 낼 수 없으니까 나 혼자 국내여행 가보려고요~ 괜찮죠?”
“뭐!? 혼자는 안 돼!”
그래서 바로 같은 지역에 사는 일본인 친구에게 문자 보냅니다. 여행가자고….
바로 답장이 왔습니다.
“일본이라면 콜!!!”
친구가 혼자 인터넷에서 싸고 알찬 스케줄의 큐슈여행(九州地方)을 찾아 예약을 해줬습니다. 그렇게 우리 일본아줌마 둘은 일본여행에 가기로 됐습니다.
저는 일본 북쪽에서 살았기 때문에 남쪽인 九州는 처음이었습니다. 오랜만이 위에서 보는 하늘은 구름이 아름다웠습니다. 비행기의 작은 창에서 보는 九州는 제 고향과 아주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도착해서 바로 太宰分라는 신사를 구경하면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일본 다문화 수업을 위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깨끗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그 날은 太宰分만 가고 호텔에 갔습니다. 호텔의 가까운 곳에 또 온천이 있다는 정보를 주신 가이드언니의 얘기를 듣고 친구와 나는 저녁을 빨리 먹기로 했습니다.
온천…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곳! 온천은 생각보다 더 좋았습니다. 특히 노천탕은 최고였습니다. 아쉽게도 하늘에 별은 없었지만 아주 예쁘고 깊은 남색 하늘을 바라보며 온천탕에서 30분쯤 있었습니다. 멍~하고 있으니 그대로 자고 싶었습니다.
끝나고 회전 초밥집에 갔습니다, 저녁도 먹고 지갑 문제도 있어서 둘이서 6접시만 먹었습니다.
“응~~, 일본의 초밥!”
친구와 둘이 김치는 한국에서 만든 김치가 맛있는 것처럼 초밥은 일본에서 먹는 것이 더욱 맛있다면서 초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호텔에 돌아가서 짐 정리를 하고 우리는 몇 시간씩이나 수다 떨었습니다.
우리는 일본에서는 서로 먼 곳에서 살았던 사람이고 우연히 정말 우연히 한국에서 가까운데 살아서 친구가 되었던 사람입니다. 서로 시간도 없고 가족이 있어서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낼 수 없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여러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인연이 있기에 사는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다음 날은 別府温泉, 黒川温泉, 湯布院 등 정말 가고 싶은 곳에 가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는 구경도 하고 일본을 내 가슴 속의 서랍에 담고 왔습니다.
같이 갔던 한국 분들과도 여러 얘기도 하고 가이드 언니 얘기를 듣고 새로운 정보도 많이 얻어서 아주 재밌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에 ‘절대 먹어야 되는 것!’이라고 정하고 있었던 것은 다 먹을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호텔 저녁메뉴에 나오거나, 호텔 가까운 곳에 있었거나. 가족들은 나를 기분 좋게 보내주었고 별로 좋은 선물을 살 수도 없었지만 제 자신이 푹 쉬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 몸에 힘을 충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는 친정집은 물론이고 또 다른 나라에도 가보고 싶습니다.
그것을 위해 또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2014년의 스타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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