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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리포트 : 국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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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7-21 13:16 조회18,6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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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분의 국적은 어디십니까?
한국 분이 많으실 겁니다. 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이주여성들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인으로서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어떤 나라는 이중국적을 인정하고 있고, 어떤 나라는 남편과 같은 국적을 선택하면 본인의 국적은 포기해야 됩니다.
일본은 본인의 국적을 포기해야 합니다. 한국도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귀화한다면 여러 수속이 복잡하다고 들었지만 아무튼 태어나는 나라 외의 국적 취득은 몸도 마음도 힘듭니다. 왜 그러는지 저는 안 해봤지만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 국적입니다. 영주권으로 이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친정어머니께서 일본에서 살고 계셔서인지 쉽게 일본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죄송스러워서 아직까지 일본 국적입니다. 국적을 포기한다는 것이 뭔가 소중한 사람들과 인연을 끊는 듯이 느껴지는 감정은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적 때문에 여러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냥 국적인데 포기하면 어때?”
“결국 한국에서 죽을 때까지 살건데 한국 국적이 좋잖아~”
“북한이 공격하면 도망가려고?”
 
가끔 저와 생각이 같은 분도 많습니다.
 
“나라도 고민 많이 할 것 같아”
“국적은 당연히 건단하게 포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자주 듣는 말로 ‘우리는 하나!’ ‘세계 한 가족’ ‘지구촌 가족’ 말로는 간단하게 쉽게 그런 말들을 뱉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오래 한국에서 살아 왔지만 지금도 동질감보다 이질감을, 편안함보다 긴장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무언가에 제한을 두는 기준에 국적이 포함되는 것이 문제다’
 
TV프로그램에서 요즘 인기가 있는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러 나라 청년들이 하나의 주제를 두고 토론을 합니다. 다들 한국어를 잘하고, 한국에서 잘 사는 것 같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사람들의 말들을 들으면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정도 본인의 생각을 편안하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심각하게 말했더니 이랬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무슨 소리야~, 당신이 얼마나 하고 싶은 말 하고 있는데~”
웃을 수밖에 없는 남편의 한마디였습니다.
 
남편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산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는 아닙니다. 반은 삼키고 있습니다.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제가 일본 국적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청년들처럼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때로는 부정을 당해도 하고 싶은 말 하면서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사는 일본 아줌마로서 살고 싶습니다.
 
글 | 다문화리포터 이즈미야마 시가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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