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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리포트 : 이해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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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19 08:50 조회19,6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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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대전동구다문화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해구입니다. 2007년 중국에서 시집왔습니다. 지금 남편과 아들 하나 두고 3식구서 행복하게 대전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제일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시부모님도 안 계시고 아는 사람은 남편 한명 이였습니다. 남편은 직장일 때문에 주말에만 집에 왔습니다. 매일 혼자 집에 있고 대화할 사람도 없어서 너무 외로웠습니다. 이렇게 외롭고 말도 통하지 않았지만 제가 견딜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남편이 저에게의 믿음과 이해였습니다.

  제가 처음 시집왔을 때 남편 주변 사람들이 모두 제 남편에게 조언했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와이프에게 통장이나 카드 같은 것 맡기지 말라고”했습니다. 근데 제 남편은 제가 오자마자 월급통장과 카드를 주었고 필요할 때 쓰라고 했습니다. 남편 친구들이 이야기를 듣고 모두 남편이 미쳤다고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돈을 가지고 중국으로 도망가면 어떻게 하느냐? 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 남편은 저를 한 번도 의심하지 않고 항상 저를 이해해주고 믿어주었습니다. 남편이 믿어준 만큼 제가 남편에게 더 잘해야 되고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랑스러운 아내가 되기 위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어능력시험 6급을 취득했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중언어강사로 취직해서 지금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한국에 생활하면서 편견과 차별받는 경험이 위 사례뿐만 아니라 종종 있습니다. 어느 날 지하상가에서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는데 제가 서툰 한국어로

“이 옷 얼마예요?”

라고 물어봤는데 옷가게 주인이 저를 머리위에부터 발끝까지 쳐다보고 손을 휘저으며 나가라는 표시를 하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엄청 분해서 그 옷가게 주인과 따지고 싶었지만 제 한국어 표현력에 자신이 없어서 그냥 참았습니다. 아마 그 옷가게 주인은 제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 비싼 옷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행동했나봅니다. 왜 외국인에게 이렇게 편견과 차별을 가질까요? 아마 한국은 오랫동안 “한국적인 것”이라고 말해온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 왔기 때문에 다른 문화에서 온 사람들을 수용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점점 다문화사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다문화사회를 맞이하는 준비가 무엇보다 시급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저는 다문화인식개선 강사로 변신했고 대전에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복지관에 다니면서 다문화인식개선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에 생생한 경험을 어느 교재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교육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문화가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 가족을 생각해보면 서로 믿어주고 이해하기 때문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한국에 약170만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주변에도 외국에서 오신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느 날 내 친척들 중에 누군가 외국인하고 결혼할 수도 있고 내 옆집에 다문화가족이 이사 올 수도 있습니다. 한국 사람과 외국 사람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면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고 한국사회도 아름다운 다문화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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