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문화연구원 다문화 소통의 마당을 엽니다.

커뮤니티

HOME > 커뮤니티 > 희망노트

희망노트

2016년 7월 리포트: 믿고 싶은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7-25 16:40 조회17,095회 댓글0건

본문

믿고 싶은데… 

세종시   이즈미야마시가꼬

 

상담사, 상담원, 요즘은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있으면 상담을 받으러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음악을 즐기고나 영화를 보고나 뭔가 스트레스해소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한 이주여성들이 마음 편안하게 말 하는 곳이 없습니다. 같은 나라끼리 친구가 될 수 있고, 한국인과 친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친구에게 말 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요즘 여러 일이 있어서 정말 삼당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나’라는 인간을 모르는 사람한테 다 털어놓고 말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원하면 기회가 오는 걸까요? 몇 주 전에 그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 분은 본인이 몇 년 동안 상담사를 하고 있고 절대로 상담하는 이야기는 안하고 비밀을 지킬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상담을 시작한지가 오래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지장(탈)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나의 이야기가 시작하고 상담사가 들어주고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상담사는 내 마음이 충분히 이해한다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가 아는 일본인이 지금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고, 그 일본인은 남편과 어떤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하다가 놀랍게도 어디에 살고 있는 누구누구라고 이름까지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비밀 보장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상담하는 사람의 이름과 거주지까지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웃으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그 상담사가 제 앞에서 전화를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서로 잘 지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순간 머릿속에 하에졌습니다.
 마음 놓고 편안하게 말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마음을 닫아버렸습니다.
‘내 이야기도 그렇게 간단하게 다른 사람한테 말할건가? 말도 안돼!’
결국 상담사와의 시간은 진심을 말 안하고 그냥 지나가버렸습니다.

 이 기회로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저는 요즘에 내 자신이 상담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담사가 되고 정말로 이주여성들에게 필요한 [다 받아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편의 그리고 아이들의 나라이지만 역시 뭔가 거리를 느끼는 것이 있어 진심을 말 못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털어넣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합니다.
이주여성들은 한국 분들을 믿고 싶고 마음을 열고 싶습니다.

결국 저부터 한국사회에서 마음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주여성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노력해야 살 수 있는 세상인가 봅니다.
 다 믿고 싶은데, 믿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세상인가 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