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다문화리포트: 바구니 속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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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9-28 14:23 조회18,419회 댓글0건본문
바구니 속 사과
김 소 정
조금씩 썩기 시작하는
사과를 보며
나도 아들도
빨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들들은 싱싱한 사과부터
나는 썩은 사과부터.
백두현의 ‘바구니 속 사과’라는 동시를 읽으면서 사과에 대한 추억들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 우리 집은 매번 사과 농장에 가서 사과를 삽니다. 아주 튼실한 녀석들도 있지만 농약을 치지 않는 관계로 그렇지 않은 사과도 있습니다. 농장에서는 우리가 단골이라고 몇 개 더 주기도 하십니다. 이렇게 많이 갖다 놓고, 먹다먹다 조금씩 썩기 시작하면서 다양하게 먹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아이들과 사과를 먹으면서 아이들에게 “얘들아, 너희는 좋은 사과 먹어, 엄마는 못 생긴 것 먹을게”라고 얘기를 해 봤습니다. “엄마는 왜 썩은 사과 먹어요?”라는 질문을 듣고 싶었습니다. 역시 남자아이들이라 눈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아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다음 번에는 엄마가 좋은 사과를 먹을게, 너희들이 안 좋은 사과 먹을래?”라고요. 그런데 아들들은 곧바로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싫어요, 좋은 사과 먹을 거예요”라고. “아직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어려운 것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아들들은 싱싱한 사과부터, 엄마는 썩은 사과부터”라는 말의 의미를 공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나에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들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 몇 십 년 전에 친정집이 조그만 사과농장을 했습니다. 사과나무에 농약 사용하지 않을 때였었고, 한국 사과만큼 크고 튼실한 사과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그때 당시 맛도 좋아서 사과 먹고 싶은 동네 친구들은 우리집에 자주 놀러왔습니다. 그때 친구들이 그리워지네요 ㅠ_ㅠ
◈ 작은 아들 임신하고 꾼 태몽이 바구니에 가득 담겨 있는 빨간 사과 꿈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사과는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제일 좋아하는 과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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