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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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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즈미야마 시가꼬 작성일12-09-17 23:35 조회18,1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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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세종특별자치시 이즈미야마 시가꼬

 

“어? 이 사람 일본사람 같아~”

아들의 한 마디를 듣고 텔레비전을 보았다. 장주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을 하고 있고, 한 여성이 4살의 꼬마아이와 같이 무대 위에서 신나게 노래 부르고 있었습니다. 애기엄마 등에는 또 아기가 메다리고 있었고 정확하게 말하면 셋으로 아주 좋은 분위기로 무대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그러네~, 일본 사람이야~”

나는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대답했습니다.

일본 사람이 이렇다는 정의는 없지만 특징이 있어서 알 수 있습니다. 좋게 말 하면 얌전하고 착하고 당전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조금 촌스러운 이미지도 있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여성이 바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아니라 다를까 사회자랑 인터뷰를 듣고 보니 역시 일본 사람이었습니다.

 

인간은 다 같은 인간이지만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지금 세종특별자치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계약사원으로서 일하고 있는 나는 그것을 요즘에 더욱 느낍니다.

하긴 제가 16년 전에 한국에 왔을 때는 시장에서 이런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아줌마, 어디서 왔어요?”

“저요? 일본에서 왔어요”

“어? 일본인도 이렇게 키가 큰 사람이 있어?”

일본인이 치고 키가 큰 나는 이런 대화를 몇 번 하는지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은 일본 사람은 ‘키가 작다’라는 인식이 있는 것입니다.

일본 외 많은 여러 나라 이주여성들도 특징이 이겠죠?

 

중국 사람 - 큽니다. 중국 땅만큼 목소리도 크고 받아 주는 마음도 큽니다. 중국 아줌마가 2,3명 모이면 그 자리를 주관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자기자신을 200% 화려하게 꾸밀 줄 아는 멋진 여성들입니다. 가끔 부럽다고 느끼고 저도 노력해야한다고 반성하게 됩니다. 제가 제일 놀랬던 것은 일치단결한 모습입니다. 센터에 오는 중국 이주여성끼리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필리핀 사람 - 밝습니다. 항상 밝고 씩씩합니다. 농사일도 힘이 든다고 하면서 웃으면서 재미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고, 노래 하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즐겁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저번에 아주 밝은 필리핀 이주여성을 보면서 문득 우리 며느리가 필리핀 며느리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베트남 사람 - 날씬합니다. 저는 베트남 이주여성 중에서 뚱뚱한, 아니 통통한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를 2, 3명 낳아도 아가씨같은 여성이 바로 베트남 이주여성입니다. 성실하고 일도 열심히 합니다. 농사 짓는 분이 다문화강사도 하면서 항상 바쁩니다. 저에게 고추도 갖다 주고 시부모님이 안 계시는 나는 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사람 - 예쁩니다. 그거도 만나는 캄보디아 이주여성이 다 예쁩니다. 유전자가 좋은지 아이가 모델을 하고 있는 분도 있습니다. 예뻐서 자신감이 있는지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는 여성이 캄보디아 이주여성들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 다문화센터에 근무하면서 다양하게 좋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동생들은 친어머니 같은 나이의 나를 ‘언니’라고 불러 줍니다. 저도 제가 알려 줄 수 있는 것은 모든 알려 주고 싶습니다. 다문화센터에 있으면 그 작은 공간이 아시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옆에서는 중국어가, 앞에서는 베트남어가, 뒤에서는 한국어가 예쁘게 나오는 동안 내 입에서는 일본어가 나옵니다. 아시아의 축소화, 아니 세게의 축소화가 제가 매일 출근하는 다문화센터입니다.

 

‘전국노래자랑’에 일본 이주여성이 나왔 듯이 여러 나라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나갈 수 있고, 우리 이주여성들은 마음을 먹으면 한국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본 이주여성도 노래 끝나고 남편 분이 무대에 올라와서 응원하는 인터뷰를 받고 있었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그림이었습니다.

일본 이주여성은 노래를 끝까지 열심히 부르고, 옆에서는 큰 애가 춤 추고, 남편은 그 모습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고……, 좀 부러운 정도였습니다.

 

지금 시회적인 이슈인 다문화가정에 대한 좋지 않는 뉴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국노래자랑’에 나왔던 그 그림이 더 아름답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 날 밤에 옛날에……일본에서 한국으로 올 때 아주 심한 반대를 받고서 부모님께 이런 한마디를 남기고 왔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난 한국에서 제일 해복하게 살 거예요.”

젊은 시절에 무서운 것도 없었던 모양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어떻게 ‘제일’이라는 단어가 나왔을까………. 그래도 지금은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목표인 ‘1등’으로 향해 열심히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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