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미 달인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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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짤보 강치맥 작성일13-05-22 09:57 조회18,8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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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미 달인의 실수..
  
‘아이고! 나는 다리미 달인인데 소중한 몽골 전통의상을 왜 태워버렸나….’
  
다리미는 내가 평상시에 자주 쓰던 도구였다. 
1981년,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어머니께서 편찮으셔서 큰 도시로 가고, 언니는 공부를 하기 위해 고향을 잠시 떠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다림질을 도맡아 하게 되었다.
매주 토요일이면 이불과 동생들의 교복을 세탁하고, 마르면 다리미질하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는 공무원이신 아버지가 해외출장을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양복과 와이셔츠를 다려야 하는데 방법을 몰라 난처했다. 며칠 뒤 TV에서 와이셔츠 다리는 방법을 알려 주는 방송을 보고 나서야 제대로 배웠던 기억이 있다. 
나는 몽골에서 다리미와 친하게 지냈었다. 그러다 2004년 어느 봄날, 한국 땅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관광으로 왔지만, 여기서 일을 하게 되었다. 한 달 동안 이틀만 쉬면서 열심히, 힘들게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예쁜 옷을 다리미질해서 입고 다닐 시간이 없었다. 그때는 다리미를 아예 까먹고 살았다. 그러던 중 한국인 남편과 만나 결혼을 했고, 나는 가족과 남편 덕분에 다리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남편의 청바지와 딸 교복을 열심히 다리미질을 했다. 그랬더니, 남편이 “다림질을 하는 게 좋긴 하지만 힘드니까 하지 마!”라고 말했다. 열심히 하는데 이런 말을 들으니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 이후로 다리미질 하려는 마음이 사라졌다. 가끔씩 남편이 모임을 나갈 때만 다리미질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또 “괜한 고생 하지 마. 양복은 세탁소에 맡기면 돼.”라고 했다. 나를 아껴주는 남편의 마음은 고맙지만, 나는 또 한 번 상심하게 됐다. 그렇게 다리미와는 조금 더 멀어졌다. 자꾸 다림질을 하지 않게 되었고, 어쩌다 한번 하는 것도 귀찮고 싫어졌다. 
결국, 익숙했던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 23년 만에 까먹고 말았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다림질을 할 일이 생겼다. 몽골 전통 의상을 입을 일이 생긴 것이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다림질을 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옷이 까맣게 타버렸다. ‘아이고! 나는 다림질 달인인데, 소중한 몽골 전통의상을 왜 태워 버렸나….’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하고 발전되어 가는 것만큼,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경우도 많다. 모든 일에 마음과 관심 또한 노력이 꼭 필요한 것을 깨달았다. 
다리미야! 앞으로는 헤어지지 말고 손 꼭 잡고 살자! 나랑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을 마음껏 채워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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