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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강사가 힘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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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즈미야마 시가꼬 작성일13-12-20 09:12 조회19,0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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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강사가 힘들 때

 

 

이즈미야마 시가꼬(세종시)

 

저는 지난 2009년도부터 다문화강사를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 해가 5년째입니다. 올 해는 아주 마음이 힘든 해였습니다.

 

올 해는 지금까지 별로 생각 없이 편안하게 살고 있었던 저도 느낄 정도로 한일관계가 심각합니다. 서로 국가의 탑이 바뀌면 이렇게까지 될 수 있나 싶은 정도입니다. 그 두 분의 언행이 제 마음까지 힘들게 합니다. 아마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정치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깊은 지식이 있어야죠?) 뭐라고 하고 싶지도 않지만 내 마음을 어떻게 해달라고 하고 싶은 정도입니다. 그리고 다문화수업에 이렇게 큰 영향이 있을 줄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도 있었습니다.

충청남도 연기군이라는 시골이 이제 세종특별자치시라는 앞으로 한국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행정기관도 많이 생겼고 앞으로도 계속 인구가 증가하며 당연히 학교도 많이 생길 겁니다.

그래서 올 해는 새 학교에도 다문화강사로서 몇 번 갔다 왔습니다. 아이들은 도시나 시골이나 기본적으로 똑같습니다. 저도 똑같이 다문화수업도 열심히 합니다. 아이들은 좋습니다. 어떤 나라라도 아이들은 그 나라의 보물이자 미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아이들이 요즘 TV, 신문, 인터넷, 또한 아주 강력한 부모님들의 일본에 대한 비판을 듣고 있는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을 눈앞에 있는 저에게 아니 일본 사람에게 마음껏 다 합니다.

아이들의 입으로 놀라운 말들이 나옵니다.

선생님! 독도는 우리나라 땅이에요.”

옛날에 일본 사람이 우리나라 쳐들어 왔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을 힘들게 했어요!”

맞는 말들을 쭉 합니다. 이런 말들은 아주 약합니다. 차마 여기에 쓸 수 없는 말들도 많습니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어떨까요?

선생님들은 나눠집니다. 제 수업을 보고 같이 아이들과 놀고 느끼고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는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반대로 처음에 인사하고 바로 교실에서 나가서 수업을 보지 않으시는 선생님들도 많습니다. 제가 부담을 느낄까봐 그렇게 하시는 선생님도 계실 겁니다.

그러나 저는 할 수 있으면 선생님들도 다 같이 수업에 참여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선생님께서 좋아하고 같이 놀고 같이 박수를 쳐주시면 아이들도 같이 일본을 좋아하고 정이 가는 나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월은 우리 다문화강사의 수업도 마무리가 됩니다. 저는 올 해는 힘들었지만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진심으로 마음이 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담당선생님 만나고 교장실에 인사하러 가고 그 교장실에서 생각도 못 한 말을 들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오는 사람인지 모르는데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맡겨? 인적사항을 알고 해야죠? 선생님 그런 것 준비해야죠?”

우리는 다문화센터와 교육청에서 연결해서 하고 있었고 5개국 나라 강사들은 외국에서 결혼하고 오신 분들입니다. 저와 도와주러 같이 간 필리핀 분을 이상한 눈으로 보는 교장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저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육청도 전국의 수많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믿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마음속으로는 다문화수업을 안 하고 싶었지만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하고 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억울합니다.

저도 앞으로 학교 선생님의 인적사항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교육청, 학교를 믿고 아이를 맡겼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그 교장선생님께 배웠습니다.

한국에서는 [믿음, 신뢰]라는 것은 제 눈으로 확인해야하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선생님들~ 어디서 오셔서 어떻게 선생님 되셨나요?

 

다문화사회아직 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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